[동십자각]누구도 막지 못한 화가들의 죽음
지난주 쓸쓸히 유명을 달리한 이는 김기수(1972~2021년)라는 젊은 작가다. 영남대를 졸업한 후 스테인리스스틸 등 금속을 소재로 꾸준히 작업했다.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됐으며 하정웅청년작가상을 받는 등 전도유망했다.
겉으로는 그랬다.
미술관에 작품이 걸리고 신문에 이름이 나는 작가면 어느 정도 먹고사는 일은 괜찮으리라 여겨지니까.
김 작가는 지난 1999년 고향인 경북 청도의 버려진 폐교를 작업실로 쓰기 시작했고 넉넉한 작업장을 구하기 어려운 동료들까지 불러들여 작은 예술촌(村)을 만들었다.
폐교 옆에 신접을 차렸으니 의욕도 컸을진대 결국 작가는 세상의 고단함에 맞서던 손을 놓고 말았다.
소식을 전한 한 미술관 큐레이터는 “서울에까지 진출한 나름 성공하는 듯 보였던 작가였기에 대구의 지역 선후배들이 받은 충격이 크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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